
5편.분수의 비극
아이들에게 분수를 처음 가르칠 때는 전체를 1로 보고 그것을 똑같이 몇 개로 나누어(등분, 等分) 분수를 만든다고 가르친다. 그렇기에 아이들은 자칫 분수를 대략 ‘1보다는 작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3학년 1학기 교과서에 나오는 분수의 정의를 살펴보자
전체를 똑같이 2로 나눈 것 중의 1을 ½이라 쓰고 2분의 1이라고 읽습니다.
- 분수의 개념 확장 1 - 자연수를 묶어 나눈 양으로서의 분수 개념
- 12의 ⅓이 얼마인가를 구하는 문제를 살펴보자. 이 문제를 보면, 분수는 자연수를 묶어 나눈 양으로서의 개념이 도입되는 것을 볼 수 있다. 12의 ⅓은 4이다. 그러나, 아이들 중에 ⅓은 1보다 작은 분수인데 왜 답은 4와 같이 1보다 큰 수가 나오는가에 대하여 이해하기를 어려워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 분수의 개념 확장 2 - 분자가 분모보다 같거나 큰 가분수의 등장
- 두 번째는 분자가 분모보다 같거나 큰 가분수의 등장이다. 이 경우도 분수가 1보다 작은 것이라는 생각에 어긋나기 때문에 아이들은 가분수의 등장만으로도 혼란스러워 한다.
아이들의 혼란을 잠재워주는 최수일 멘토의 꿀팁
첫 번째 문제를 다시 살펴보자.
- 어떻게 이해시키면 좋을까?
- 분수가 혼란스러운 아이에게는 이전에 배운 ⅓의 정의를 활용하여 이해시켜야 한다. 분수의 정의대로 전체를 똑같이 3으로 나눈 것 중의 1이 ⅓이므로 전체인 12를 똑같이 세 부분으로 나누면 각 부분에는 4개 씩 나누어지고, 그 중 1개가 ⅓이므로 12의 ⅓은 4가 된다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
즉, 12의 ⅓은 다짜고짜 12X⅓=4 와 같이 ‘곱해야 하는 것’을 바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분수의 정의로 접근하여 이해시켜야 한다. 아이에게 분수는 ‘똑같이 나누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개념적인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접근으로 아이를 이해시킨 후, 곱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유도한다면 곱하는 방법도 개념적인 학습이 될 수 있다.
최수일 멘토의 핵심 한 마디, 이것 만은 꼭! 유념하자!
결론적인 공식을 아이에게 섣부르게 주입하지 말아라!
흔히 아이들이 분수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1보다 작다’라는 뉘앙스를 깨야지만 ‘자연수를 묶어 나눈 양으로서의 분수 개념’ 혹은 ‘분자가 분모보다 같거나 큰 가분수’를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기에 이 혼란스러운 벽을 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분수는 비극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분수의 비극이라 표현하였다.부모님들은 많은 인생의 경험 속에서 어휘나 사고가 충분하기에 이러한 언어의 벽을 넘는 것이 보다 수월하고 이해도 잘 되지만, 만 9세 정도의 초등학교 3학년 아이에게는 ‘넘사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
교육과정이 조금 더 여유롭게, 1년 이상의 터울을 두고 분수의 개념이 확장되면 좋겠지만 바로 다음 학기에 분수의 개념이 갑자기 확장되는 사정을 감안하여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이해해보자. 그리고 천천히 이해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주의할 것은 교과서에서도 분수의 개념을 소개할 때, 여러 개의 물건을 나누는 과정을 다양하게 경험하도록 하기에 가르치는 부모님들은 섣불리 곱하는 결론적인 공식으로 내몰지 않을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