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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일
[수포자 방지 프로젝트] 개념이 없으면 관성의 법칙에 빠진다
201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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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에게 딱 맞는 수학 로드맵 설계를 위한 최수일 멘토의 특급 처방전

10편.개념이 없으면 관성의 법칙에 빠진다

초등학교 3학년 다니는 아이가 있습니다. 1학기부터 분수의 뜻을 배우기 시작하는데, 개념을 어려워합니다. 왜 그럴까요?

수가 아이들에게 어려운 것은 두 수 사이의 관계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2학년까지는 각각의 수에 대해서만 생각하면 됐는데, 분수에서는 전체라는 개념 속에 부분의 관계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 어린 아이들의 사고에 어려움을 초래합니다. 쉽게 극복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구체적인 상황에서 부분을 생각해야 하는 경험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작업과 그것을 추상화된 분수로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때까지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합니다.

‘분모가 같으면 분자끼리 더하거나 뺀다’ 에 대하여
분수의 개념이 생길 때쯤이면 3학년 2학기에 분수의 덧셈과 뺄셈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3학년과 4학년에 나오는 분수의 덧셈과 뺄셈에는 모두 분모가 똑같은 것만 나옵니다. 이것이 분모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지도됩니다. 사실 분수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은 분모이며, 분모만 정확히 이해하면 분자는 저절로 따라오는 것입니다.
최근의 교사용 지도서는 이 부분에서 공식적인 계산을 강조하지 않지만 불과 몇 년 전 우리나라 3학년 수학 교사용 지도서에는 이 부분에서 “분모가 같으면 분자끼리 더하거나 뺀다.”라고 최종 학습 정리를 했습니다. 상당수 초등 선생님들은 교육부와 수학 전문가들이 만들어주는 이런 훌륭한 공식을 외면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계산을 하시오.
어쨌든 이 공식 하나면 3, 4학년 아이에게 분수의 덧셈과 뺄셈을 가르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참고로 3, 4학년 아이에게 분모가 다른 분수의 덧셈과 뺄셈 문제를 주지 않는 이유는 아직 통분할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통분을 하려면 배수의 개념이 필요하고 분수가 커져서 약분을 하려면 약수의 개념을 사용해야 하는데, 약수와 배수가 5학년에서 가르쳐지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분모가 다른 분수의 덧셈과 뺄셈은 5학년에 가야만 나옵니다.

5학년에서 1/2+1/3과 같은 분모가 다른 분수의 덧셈을 처음 접할 때 통분을 하게 됩니다.
통분을 하게 되면 분모가 같아지므로 이후에는 3학년의 방법을 따라 분자끼리만 더하면 됩니다.
 

1/2+1/3=3/6+2/6=5/6


통분만 하면 그 다음은 이미 알고 있는 공식을 사용하게 됩니다. 통분이라는 관문만 넘기면 분수의 덧셈은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어서 배우는 것이 분수의 곱셈입니다. 곱셈의 개념이 어떠하든 간에 분수의 곱셈을 쉽게 하는 공식은 “분모는 분모끼리, 분자는 분자끼리 곱한다.”는 것입니다. 분수의 곱셈의 개념적인 이해는 분수의 덧셈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공식이 더 절실합니다. 답만 맞고 계산만 할 줄 알면 된다는 생각에 분수의 곱셈을 하는 공식은 더 유혹적입니다. 귀찮은 개념은 저 멀리 하고 간단하게 공식만 외우면 되는 유혹에서 빠져나올 아이는 많지 않습니다.
 

2/3×5/7=2×5/3×7=10/21


어찌 보면 분수의 곱셈은 분모가 다른 분수의 덧셈보다 훨씬 간편합니다. 분모를 통일하는 통분 작업도 필요 없이 바로 곱하기만 하면 계산이 끝납니다.

철수가 신나게 분수의 곱셈 연습을 했습니다. 수십 문제를 아주 짧은 시간에 끝냈는데 틀린 것도 없이 잘 풀었습니다. 그런 다음 날 다시 분수의 덧셈 문제를 풀게 했는데 철수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1/2+1/3=3/6+2/6=5/12


통분까지는 잘했는데 갑자기 분모를 더하는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여태껏 분모를 더한 적이 없던 철수가 왜 갑자기 분모를 더하게 되었을까요? 이 원인은 분수의 곱셈을 하는 공식을 열심히 연습한 결과 분수 계산에서는 ‘분모는 분모끼리 분자는 분자끼리’ 계산한다는 관성을 가지게 된 탓입니다.
이런 현상은 3, 4학년에는 나타나지 않는데 5학년 2학기에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최수일 멘토의 핵심 한 마디, 이것만은 꼭! 유념하자!
분수의 연산에 대한 일관성이 중요!
5학년 2학기에 나타나는 이 오류의 정확한 원인은 분수의 연산에 일관성을 갖지 못한 채 방법이 서로 다른 공식만 익힌 결과입니다. 최근의 수학 교과서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일관된 방법으로 지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연산 문제집은 공식을 너무 강조하고 있습니다. 개념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공식을 익혀서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이에게 갈수록 수학 공부 부담을 지워줄 것입니다. 수학을 싫어하게 되는 사태도 벌어집니다. 문제집을 추가로 풀기 전에 교과서에서 배우는 개념적인 수학 지도를 충분히 받아들일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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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일
약력소개
- 수학교육연구소 소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

- 전) 수학교육과정 개정 및 교과서 개발 참여
- 전) 교육부 학부모 수학교실 운영 사업단장
- 전) 홍익대, 인하대 수학교육과 겸임교수
- 전) 전국수학교사모임 회장
주요저서
<착한 수학>
<수학이 살아 있다>
<하루 30분 수학>
<개념연결 초등수학사전>
<중학수학사전>
<지금 가르치는 게 수학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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