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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철
[수포자 방지 프로젝트] 초등 1학년 학부모가 잊지 말아야 할 것
2019.01.14
조회수 : 2126

 

 

'초등 1학년 수학, 그거 할 거 뭐 있어?' '덧셈이랑 뺄셈 정도 아냐? 우리 애는 유치원 때 구구단을 다 외웠는데 그건 껌이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부모님들 정말 많습니다. 1학년 1학기 수학에서 다루는 수가 50까지니까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들이 쉽다고 생각해서 기초를 다지지 않고 선행을 하게 되거나, 아이들을 재촉하다보면 정말 중요한 개념을 놓치고 가는 경우가 있어요. 특히 이 시기가 그렇습니다. 조금 살펴봅시다.

 

 

 

 

어른들의 눈에는 이 표가 하나도 이상하지 않죠. 어른들은 우산 두 개도, 말 두 마리도 모두 2라는 숫자로 표시하고 ‘이’라고 읽고 ‘둘’이라고 아주 쉽게 표현합니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에게는 아주 혼란스러운 표일 수 있습니다. 쉽게 받아들이는 아이가 오히려 이상하죠.

 

위 표의 두 번째 열에는 수량이 나타나 있는데 이 수량을 중심으로 수를 나타내는 말(일, 이, 삼, 사 혹은 하나, 둘, 셋, 넷)과 기호(1, 2, 3, 4)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제일 먼저 배워야 하는 것이 바로 이들 사이의 추상적 관계입니다. 다음과 같은 문제가 수의 추상성을 강조하는 대표적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중 두 마리의 호랑이와 수가 같은 동물을 찾아 ○표 하시오> 

 

 

 

관계는 일종의 약속이고 유감스럽게도 아이들은 그 약속을 외워야만 합니다. 우리아이는 이 과정을 벌써 끝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죠.

그러나 너무 자신하지 마세요. 외워야 하는 약속은 그리 단순하지 않거든요. 크기와 관련된 약속이 대표적이죠.

예를 들면 이런 것이에요. '5는 2보다 크다.' 
어른들에게는 당연한 겁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5가 2보다 크다니요. 5와 2를 5 그리고 2 이렇게 쓰면 모를까 어딜 봐서 2보다 크다는 거죠? 5가 2보다 큰 건 다섯 개라는 수량이 두 개라는 수량보다 크다는 걸 어른들이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추상성에 대한 개념이 없는 아이들은 처음엔 단지 외우는 걸 통해 5가 2보다 크다는 걸 배우게 됩니다. 보통 이 과정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은연중에 반복적으로 가르치는 것이긴 하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아이들이 완전하게 익히지는 못해요.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수와 관련된 자(尺, ruler)가 하나 들어있습니다. 자는 아래 그림처럼 생겼어요. 

 

 


아이들이 수, 수를 지칭하는 말, 수의 순서 등을 배우면 이 자의 눈금 밑에 그 말들이 하나씩 배치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배치를 통해 오른쪽에 있는 수는 왼쪽에 있는 수보다 큰 수라는 걸 은연중에 배우게 됩니다.

수가 갖는 공간적 성질 때문이죠. 

 

 

 


수가 커지면 조금 힘듭니다. 커질수록 눈금 간격이 조밀해지거든요. 조밀해지면 수의 크기를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위에서 예로 든 5와 2는 좀 편해요. 이 자의 왼쪽에 놓이고 눈금 간격이 커서 비교하기가 쉽거든요. 


초등 1학년에서 다루는 수는 100까지입니다. 1학기 때 50까지를 다루고 2학기 때 100까지 가죠.

'그게 뭐 어렵다고 1년씩 배워?'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아이들 머릿속의 자는 천천히 내면화됩니다. 1년은 있어야 100까지의 수와 눈금이 서로 잘 관계를 맺는다고 보는 거죠. 그 전까지라면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세요. 37 다음이 뭐지? 이렇게요. 금방 대답하지 못할 겁니다. 수를 내면화하기까지라면 아이들은 그저 외워야하는데 어디 그게 쉽나요.  

 

초등 1학년 1학기 문제집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나옵니다. 

 

1) 왼쪽 칸에 나와 있는 수만큼 색칠하시오.

 

3        


2) 색칠하여 보시오.

 

                   

 

셋째                             

 

 

3) 동물들이 등에 번호를 달고 달리고 있다 4등으로 달리고 있는 동물의 번호를 두 가지로 읽어 보시오.

 

 

 

 

  

 

 

 


4) 호랑이는 왼쪽에서 몇째입니까?

 

  

 


이 모든 문제들이 수의 추상성에 관한 문제입니다.

 

제가 오늘 여러 학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싶은 건 딱 하나 입니다.

 

<처음 수를 접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수의 추상성을 익히고 수를 내면화하는 과정>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학부모님들 생각보다 천천히 이뤄진다는 겁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고 부모님들은 이미 잊어버렸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위에서 제가 보여드린 문제를 접하게 되면 '뭐 이런 걸 풀어.'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차근차근 경험하는 것은 아이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니 이런 문제들이 왜 나온 것인지 잘 이해하시고 아이들과 즐겁게 놀아 보시기 바랍니다. 수학책에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일은 1학년 아니면 할 수 없습니다. 같이 놀면서 아이들 그림 솜씨도 칭찬해 주시고 부모님들 그림 솜씨도 뽐내 보세요.

아이들이 처음 접하는 수학, 놀이처럼 즐겁게 배우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안승철 사진_60.jpg
안승철
약력소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 생리학 박사
現)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주요저서
기초부터 탄탄하게, 처음듣는 의대강의 (2018)
우리 아이 수학박사 프로젝트(2013)
내 인생의 실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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