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얼굴을 스마트폰 모습으로 그렸다?!

최근 한 어린이재단의 조사에 의하면 아이가 가족과 대화를 나누거나 함께하는 시간은 하루의 0.9%, 13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학원·숙제 등 학교 밖 공부 시간은 190분, TV·스마트폰 등 각종 미디어 이용 시간은 84분으로 훨씬 많았다. ‘거의 매일 자녀와 대화하는 부모’의 비율은 53.7%로, OECD 국가 평균인 70%에 한참 모자란다.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시간에 스마트폰을 보는 아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자녀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 속 부모들 손에는 스마트폰이 그려져 있고, 심지어 엄마의 얼굴을 스마트폰으로 그린 아이도 있다고 한다.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스마트폰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과 행동을 따라 한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며, 자녀의 말과 행동을 통해 부모의 말과 행동을 짐작할 수 있다. 만약 아이가 스마트폰에 중독됐다면, 부모 역시 스마트폰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폰 중독에 빠진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95%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을 가진 나라로 조사되었다. 조사 대상국 중 선진 18개 국가의 중간값이 76%이며, 80%를 넘긴 국가가 6개국밖에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굉장한 높은 수치이다. 스마트폰은 분명 유익함이 존재한다. 또한 스마트폰과 관련된 새로운 비즈니스 세상이 펼쳐졌고, 앞으로의 발전 요소도 무한하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마냥 긍정적인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문제점이 바로 스마트폰 중독이다. 특히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한데, 유·아동층의 스마트폰 중독이 성인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장난감 대신 스마트폰을 손에 쥐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도 못하는 유아들이 스마트폰은 쉽게 조작할 줄 안다. 스마트폰에 한 번 맛을 들인 아이들은 점점 스마트폰에 빠지게 된다.

 

 

IT 리더들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는 IT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이 됐지만, 정작 그의 자녀들은 컴퓨터 사용 시간이 하루 45분으로 제한돼 있고, 13살이 돼서야 첫 휴대폰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스마트폰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자신의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고, 스티브 잡스의 자녀들은 아이패드 역시 써 본 적도 없다고 한다.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IT를 대표하는 인물인 빌 게이츠와 스마트폰의 창시자인 스티브 잡스가 정작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시킨 사실이 말이다.

 

 

스마트폰 다이어트를 시작하라!

이제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친구들과 어울리기 어렵고, 스마트폰 기종으로 계급이 정해지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는 지금 스마트폰이 없으면 사람들과 소통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필자는 디지털 기기를 절제하지 못하고 정보의 세계에 중독된 현상을 ‘디지털 블랙홀에 빠진 현상’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블랙홀’은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 사용자가 블랙홀에 빨려들 듯 디지털 기기에 중독되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을 한 번 열었을 뿐인데, 블랙홀에 빠지듯이 우리의 정신은 스마트폰에 빠지고 만다. 디지털 블랙홀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스마트폰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한다.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이 스마트폰 중독에 위험할까?

흔히들 갖는 편견 중 하나가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이 스마트폰 중독에 취약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들과 하루 종일 같이 있다고 해서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016년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인터넷 과의존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보고서에 의하면, 맞벌이 가정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32.3%로 외벌이 가정의 청소년(29.1%)에 비해 겨우 3.2% 높게 나왔다. 수치상으로는 맞벌이 가정의 자녀와 외벌이 가정의 자녀의 수치가 큰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스마트폰을 과다하게 의존하는 아이들을 면담해 보면, 그 부모들이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자녀의 스마트폰 중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녀뿐 아니라 부모들의 노력도 필요한 것이다. 스마트폰 규칙을 만들어 놓아도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규제하기란 쉽지 않다. 어떤 아이는 부모님이 약속이 생겨 집에서 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부모님이 외출하면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중독되지 않도록 교육하고 싶다면 부모의 허락 아래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환경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에서만큼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기지가 필요하다.

 

 

집에 도착하면 스마트폰은 스마트기지에서만!!! 

스마트기지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바구니 하나를 집 한 편에 두고, 이것을 우리집의 스마트기지로 삼을 수도 있다. 스마트기지를 정했다면 집에서는 스마트기지에서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칙을 정한다. 
스마트기지는 집에서 유일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화를 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에도, SNS나 인터넷을 사용할 때에도, 동영상 시청이나 게임을 할 때에도 스마트기지에서만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한다는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스마트폰 중독을 없애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다이어트가 필요하고, 스마트폰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자녀들과 함께 규칙을 만들어 스마트폰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➀ 자녀와 함께 스마트폰 하는 시간을 보내라!
필자는 무조건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자녀와 함께 스마트폰 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싶다.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좋은 자료를 검색하거나, 영상을 보고 게임을 하는 등 스마트폰을 적절하게 사용하며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➁ 한 주에 하루는 스마트폰 휴식데이!
스마트폰으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보낸 다음에는 산책이나 운동 등 야외에서 활동하는 시간을 보낸다. 스마트폰을 집에 놔두고 아이와 함께 밖에 나가 보자. 아이와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한 주에 하루 정도는 가족 모두가 스마트폰을 집에 놔두고 나가는 스마트폰 휴식데이를 가져 보자.

 

➂ 스마트폰 다이어트
스마트폰 다이어트는 자녀와 충분히 공감대를 가지고 난 뒤 실천해도 늦지 않다. 스마트폰 다이어트는 스마트폰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이전보다 조금씩 줄여 나가는 것이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자녀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단계를 가진 뒤 스마트폰 다이어트를 실천한다면 스마트폰 중독을 예방하면서도 자녀와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150년 전, 찰스 디킨스는 “전자 기기를 통한 의사소통은 결코, 얼굴을 맞댄 채 자신의 영혼으로 상대방의 용기와 진실을 북돋는 일을 대신할 수 없다.”고 말하였다. 찰스 디킨스는 마치 스마트폰 시대에 대화 없이 스마트폰만 바라보는 가족들을 예상한 듯하다. 스마트폰은 가족과의 대화를 줄이고, 관계를 소홀하게 만들었다. 필자는 이 시대 속에 역발상을 꿈꾸어 본다. 스마트폰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가족에게 공감하는 능력을 기르고, 더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것이다. 스마트폰 다이어트는 분명 스마트폰에 갇힌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과 얼굴을 대면하고 몸으로 부대끼며 한결 가까워진 가정을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