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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철
[수포자 방지 프로젝트] 덧셈과 뺄셈: 수직선 활용법
2019.04.10
조회수 : 2994

 

 

초등 저학년 학부모님들께 (4)


네 번째 칼럼입니다. 이젠 덧셈, 뺄셈 얘기를 할 때가 된 것 같네요.

이미 수 가르기에서 어느 정도 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주인공은 아니었죠. 자, 시작해 볼까요?

 

 

1) 덧셈, 뺄셈, 그리고 차.

 

다들 잘 아시겠지만 더하기와 빼기는 동전의 양면이죠. 구별해서 가르칠 필요는 없습니다.

덧셈을 할 줄 알아야 뺄셈을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시지 말라는 뜻입니다. 아래 문제를 볼까요?

 

◯ 철수는 두 개의 사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친구가 몇 개를 더 주었더니 철수가 가진 사탕은 여섯 개가 되었습니다. 친구는 몇 개의 사탕을 더 주었을까요? 
→ 2+□=6, 6-2=4

 

위의 예제는 분명 덧셈과 관련된 문제이지만 뺄셈도 풀이 과정에 들어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덧셈을 먼저, 뺄셈을 나중에 가르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덧셈과 뺄셈은 항상 같이 가르치는 것이 좋습니다. 

 

참, 뺄셈을 가르칠 때 놓쳐서는 안 될 개념이 있습니다. 아래 문제들을 볼까요?  

 

◯ 바구니에 바나나가 7개 들어 있습니다. 그중 철수가 3개를 먹었다면 바구니에는 몇 개가 남아 있을까요?


◯ 왼쪽 바구니에는 토마토가 7개 들어 있고, 오른쪽 바구니에는 사과가 3개 들어 있습니다. 토마토는 사과보다 몇 개 더 많을까요? 

 

동일한 문제 같지만 첫 번째 문제는 단순히 뺀다는 것에 초점을 둔 반면,

두 번째 문제는 서로를 비교하여 차(difference)를 구하는 데 초점을 둔 문제입니다.

뺄셈에서는 이 ‘차’의 개념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차와 관련된 문제는 뒤에서 조금 더 다루겠습니다.

 

 

 

2) 수직선

 

덧셈과 뺄셈을 가르치실 때 꼭 활용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수직선입니다.

연산을 처음 할 때 교과서는 연산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돕습니다. 숫자 대신 바둑돌을 쓰거나 동물 그림을 놓는 식이죠.

하지만 이런 방식은 1학년이 지나면 더 이상 나오지 않습니다. 그 대신 숫자만 떡하니 버티고 있죠.

수직선은 이럴 때 아이들이 잘 활용하면 무척 유용한 도구입니다. 


덧셈 또는 뺄셈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은 더하거나 빼면 양이 늘거나 줄어든다는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덧셈 또는 뺄셈 자체의 의미가 그러하니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수학에서 더하거나 뺀다는 건 위치의 변화를 나타내기도 하죠.

수직선을 보면 제가 말씀드리는 것의 의미를 금방 아실 수 있습니다. 5+3 혹은 5-3을 수직선에서 볼까요?

 

 

 

 

 


이처럼 수직선 위에서는 덧셈, 뺄셈이 위치의 변화로 나타납니다. 오른쪽은 수가 증가한 것으로, 왼쪽은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죠.

수량의 변화를 위치의 변화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활용법은 널렸습니다.

제가 첫 칼럼에서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수량을 나타내는 자(尺, ruler)가 있다고 말씀드렸죠.

수직선은 이 자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수직선을 자주 사용한다면 아이들 머릿속 자의 성숙도 빨라질 수 있습니다.  


수직선은 아이들의 수에 대한 감각도 엿보게 합니다. 9+4를 생각해 봅시다.

9에 4를 더하는 경우 머릿속에선 9에서 1을 먼저 더하고 나중에 3을 더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이건 수 가르기, 더해서 10 과정을 거친 아이들 얘기입니다). 수직선을 이용하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이 과정을 시각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래처럼 말이죠. 

 

 

 

저는 위에서 두 가지 수직선을 그렸습니다. 부모님들은 이 차이를 눈치 채셨습니까?

왼쪽 수직선은 9에서 바로 출발하였지만 오른쪽 수직선에서는 0에서 9만큼 이동한 후 다시 4만큼 더 이동했습니다.

그게 그거 아니냐고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연산을 배우기 전 수 세기를 이용해 4에 3을 더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한쪽 손의 손가락 4개와 다른 쪽 손의 손가락 3개를 편 후 처음부터 세서 7이란 답을 구하기도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손가락 세 개만 펴면서 입으로는 ‘다섯, 여섯, 일곱’ 이렇게 세기도 합니다.

후자인 경우 4란 수를 기준으로 출발해도 셀 수 있다는 것을 안다는 뜻이지요. 위의 왼쪽 수직선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9에서 출발할 수 있는 아이들은 굳이 0부터 출발하지 않고 9부터 출발해도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어느 아이의 수 감각이 더 발달했는지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죠?

수직선 위의 수는 좌표인 동시에 크기를 나타냅니다.

9에서 출발할 수 있는 아이들은 수직선 위의 수가 ‘크기와 좌표’를 동시에 나타낸다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겁니다. 

 

뺄셈도 한번 봅시다. 좀 세게 나가 볼까요?

200-144=56 어때요? 수직선으로 표시하면 아래와 같아요.

 

 

 

 

 

 

두 수직선의 차이를 아시겠습니까? 위 수직선은 뺄셈이 두 수의 차이를 구하는 과정이란 걸 이해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뺄셈이 수직선에서 왼쪽으로 가는 과정이란 것도 이해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200에서 출발해서 왼쪽으로 56을 향해 간 겁니다.

반면 아래 수직선은 수직선을 이용해서 뺄셈을 했다고 얘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냥 수직선 위에 뺀 값을 나타낸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

뺄셈이 ‘차’를 구하는 과정이란 개념, 수직선에서의 뺄셈이란 왼쪽으로 움직인다는 것에 대한 개념도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유사한 문제를 수직선에서 풀게 해 보세요. 여러분들의 아이는 어떻게 반응하나요?

 

수직선을 활용하면 좋은 문제들은 이 외에도 많이 있습니다. 다음 문제를 볼까요?

 

◯ 어떤 값에서 5를 뺐더니 3이 되었는데 여기에 다시 얼마를 더했더니 7이 되었다면 원래의 값과 더한 값은 얼마인가?

 

이 문제는 원래 아래 그림처럼 네모와 타원을 채우라는 형식으로 나옵니다.

이 문제는 쉽게 암산으로도 풀 수 있습니다만 수직선으로 풀면 금방 그 의도를 파악할 수 있지요.

이런 형태의 문제는 버스에 사람이 타고 내리거나 물건을 주고받았을 때

처음 버스 승객의 수는 얼마인가? 또는 원래 가지고 있던 물건의 개수는 얼마인가? 등의 형태로 바뀌어 나옵니다.

어떤 경우라도 수직선을 이용한다면 쉽게 풀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이 문제는 어떠세요. 

 

◯ 두 수를 더하면 725, 큰 수에서 작은 수를 빼면 241이 될 때, 두 수를 구하시오.

 

<두 수를 더해서 6, 빼면 2가 될 때, 두 수를 구하시오> 정도의 문제라면 6을 갈라서 (1, 5) (2, 4) (3, 3) 정도에서 답을 금방 찾을 수 있지만

여기서처럼 값이 커지면 소위 ‘이원일차연립방정식’을 이용하지 않는 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방정식을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해답지를 보면 이원일차연립방정식이란 용어를 쓰지는 않지만 해법은 연립방정식의 풀이를 따르고 있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문제도 수직선을 이용하면 쉽게 풀 수 있습니다. 

 

큰 수를 □, 작은 수를 ■라고 하고, 큰 수와 작은 수를 더하면 725, 빼면 241이므로 수직선 위에 그림처럼 표시할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 보면 ■ 두 개를 더하면 484가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작은 수는 484의 절반인 242, 큰 수는 483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문제는 세 자리 수의 나눗셈이 가능한 3학년이나 4학년에서 풀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문제가 2학년에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더했을 때 14, 뺄 때 2 정도로 값이 작아져서 나오지요. 

 

 

 

 

덧셈, 뺄셈 얘기를 하다 그만 수직선 얘기를 너무 많이 해 버렸군요. 하지만 수직선을 이용한 문제 풀이는 정말 중요합니다.

꼭, 꼭 아이들이 익힐 수 있도록 해 주세요.

평소 주사위 놀이나 윷놀이 등을 통해 주사위의 눈에 따라, 나오는 윷에 따라 말이 움직이는 걸 많이 봐 왔다면 아마 도움이 될 겁니다.

그것도 일종의 수직선이니 말입니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음 칼럼에서 이번에 말씀드리지 못한 덧셈, 뺄셈 얘기를 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안승철 사진_60.jpg
안승철
약력소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 생리학 박사
現)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주요저서
기초부터 탄탄하게, 처음듣는 의대강의 (2018)
우리 아이 수학박사 프로젝트(2013)
내 인생의 실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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