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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철
[수포자 방지 프로젝트] 덧셈과 뺄셈: 자릿값의 중요성
2019.04.22
조회수 : 4321

 

 

초등 저학년 학부모님들께 (5)


다섯 번째 칼럼입니다. 이젠 덧셈, 뺄셈 얘기를 마무리하죠.

꼭 필요한 개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자, 시작해 볼까요?

 

 

1) 자릿값: 끼리끼리 계산하기

 

수가 10을 넘어가기 시작하면 더하거나 뺄 때 자릿값이 문제가 됩니다.

혼란을 막기 위해 그림으로 우선 설명하세요.

15+7을 예로 들어볼까요? 먼저 그림을 봅시다. 

 

 

 

 

아이들에게 자릿값은 ‘끼리끼리’ 계산할 때 필요한 규칙이라고 가르치셔도 됩니다.

낱개는 낱개끼리 더하고 더한 개수가 10이 되면 10개가 뭉쳐있는 곳으로 보내서

자기네끼리 계산하도록 하라는 식으로 얘기하세요.

처음 연산을 하는 아이들에게 ‘끼리끼리’ 계산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세로식을 이용하지 않는 연산과 암산에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다음과 같은 문제는 ‘끼리끼리’ 계산과 관련된 대표적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 현정이네 반은 여학생이 10명씩 2모둠이고, 남학생이 10명씩 2모둠과 6명입니다.

현정이네 반 학생은 모두 몇 명인지 알아보시오

 

자릿값을 설명하기에는 묶음과 낱개로 된 모형이 가장 좋습니다만 자릿값,

특히 큰 수와 관련된 문제를 접할 때에는 돈을 이용한 방법이 쉬울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돈에는 많이 노출되어 있어서 그걸 어떻게 쓴다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이 있거든요.

다음 문제를 보시죠.

 

 

◯ 수수깡과 색종이가 각각 다음과 같은 개수만큼 있습니다. 수수깡과 색종이 중 어느 것이 더 많은지 알아보시오.

 

 

이건 1학년용 문제집에 나오는 겁니다.

색종이의 경우 30+18을 해야 합니다만 1학년 학생들에게 이 정도의 문제는 어렵습니다.

같은 문제를 돈으로 바꿔서 내 보십시오.

10원짜리 세 개, 1원짜리 18개면 얼마?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쉽게 답할 겁니다.

10원짜리 셋이면 삼십 원, 1원짜리 18개면 십팔 원, 도합 사십팔 원 이렇게 말입니다.

아래처럼 숫자가 커지는 경우도 예외는 아닙니다. 

 

 

◯ 문구점에 빨간색 구슬이 100개씩 3상자 있고, 파란색 구슬이 10개씩 70상자 있습니다.

이 중에서 빨간색 구슬 1상자와 파란색 구슬 40상자를 팔았습니다.

남은 구슬은 모두 몇 개인지 알아보시오. 

 

이건 2학년용 문제집에 나옵니다. 2학년이면 10×70=700 을 쉽게 대답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10원짜리가 10개면 100원이란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조금은 더듬거리겠지만 10개씩 70이란 표현도 겨우 대답은 할 수 있을 겁니다.

돈으로 바꾸어 문제를 푸는 것은 편리한 점은 있습니다만

묶음과 낱개의 모델을 이용한 자릿값 개념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십진수 체계를 보편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2) 세로식 vs. 가로식

 

아이들이 다루는 수는 점점 커집니다.

10 이하이던 것이 50, 100을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세로식을 접하게 됩니다.

세로식은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무엇보다 자릿값을 지켜야 하는데다 ‘올리고’ ‘빌려주고’ 등의 용어도 생소합니다.

15+7을 봅시다. 

 

       

 

15+7의 경우 5+7=12에서 어른들은 12의 1은 15의 1위로 ‘올려주라’고 하고, 이때 올려주는 1은 10이라고 말합니다.

1이 10이란 말도 이해하기 힘든데 ‘올려주라’는 말은 더욱 그렇습니다.

하필 15의 10 ‘위’에 1을 놓는 것이라 올려준다는 말을 1 ‘위’에 놓는다는 말로 오해하기 딱 좋습니다.

세로식으로 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5에서 7을 뺄 수 없으니 10을 빌려오고 10에서 7을 뺀 다음 5를 더한다’ 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힘듭니다.

덧셈보다는 뺄셈이 더 어려운 편이죠.

묶음과 낱개 모델을 통한 자릿값의 개념이 꼭 필요한 곳입니다. 

 

세로식으로 계산할 때의 황당한 실수의 몇몇 예를 들어보도록 하죠. 

 

 

 

 

 

그 외에도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우에 해당하는 황당한 계산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에이 설마 그럴라고? 싶겠지만 여러분의 아이들도 이런 계산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가로식은 이런 오류를 범할 확률이 낮습니다.

사실 저는 가로식을 애용하는 편입니다. 아이들의 암산에도 도움이 됩니다.

15+17을 계산하면 10의 자리를 먼저 계산하여 20, 5와 7을 더하면 12, 20과 12를 계산하면 32 이렇게 되죠. 


가로식은 덧셈은 편한데 뺄셈은 불편하다고 생각하시는 부모님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만큼 그렇지는 않습니다.

30-17 같은 문제를 봅시다. 늘 하던 대로라면 10에서 7을 빼고 20에서 10을 빼서 13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걸 이렇게 풀면 좀 더 쉽습니다.

먼저 27에서 17을 빼고 그 다음 3을 더하는 식이죠.

수 가르기를 응용한 것이죠 (30-17=3+27-17=3+10=13).

이 방식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아이들마다 특유의 방법을 이용하여 문제를 풉니다.

만약 그 방식들이 합리적이라면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주십시오. 
세로식은 분명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릿수란 제약이 있고 꼭 1의 자리부터 계산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세로식의 자릿값의 폐해는 소수의 곱셈같이 전혀 엉뚱한 곳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실제로 본 것입니다.

‘우리 집 아이는 안 그래’ 그렇게 말할 자신 있으세요?

세로식을 가르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큰 수의 계산에는 정말 편리하니 말입니다.

아이들이 세로식을 이용하지 않고 나름 독창적인 방법으로 계산을 한다면 그것을 존중하고 장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3) ‘=’ 

 

본격적인 연산을 하기 전 아이들의 셈에서는 등호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2+3은 얼마지?” 라고 물었을 때 아이가 5라고 대답해도 그 문장 속에 2+3과 5만 있을 뿐 ‘=’는 없습니다.

초등학교에 갓 들어간 아이들을 보면 그것을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처음 연산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 ‘=’ 없이 답만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를 쓰지 않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됩니다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아이들이 ‘=’에 대해 잘못된 개념을 가지고 연산을 한다는 데 있습니다.

부모님들 중에도 등호의 개념이 완전하지 않은 분들이 있을 겁니다.

아이들에게 ‘=’는 ‘좌변의 계산을 하면’ 또는 ‘~는’의 의미인 경우가 많습니다.

즉, ‘2+3을 하면’의 개념이거나 ‘2+3은~’의 개념이란 뜻이죠.

초등 1학년인 경우 이렇게 등호를 이해하고 있는 아이들이라면

10 = 4+□, 혹은 2+5 = 2+3+□  같은 문제가 나오면 난처해합니다.

10 = 4+□는 원래 좌변을 계산해야 우변이 나오는데 이미 좌변이 나와 있어 그 다음을 어떻게 해야 모르기 때문이고

2+5 = 2+3+□는 좌변을 계산하여 7이란 값은 구했는데 이 값을 어디에 써야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등호 개념이 확실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제법 많습니다. 아래 예들을 보시죠. 

 

 

 ◯ 72-9 = 63, 63-40 = 23. 이 두 식을 하나의 뺄셈식으로 만들어 보시오 


 ◯ ●=◎-12, ◆+◎=16일 때 ●+◆은? (최고수준 2-나)

 

초등학교 수학에서 등호의 개념이 가장 극단적으로 쓰이는 곳은 ‘이원일차 연립방정식’입니다.

초등수학에서는 연립방정식이 안 나오는데?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연립방정식은 나오지 않습니다만 그런 형태의 문제들은 얼마든지 접할 수 있습니다.

바로 위의 기호를 사용한 문제가 그렇습니다. 


이 문제는 기호를 사용하였지만 본질적으로는

<72-9 = 63, 63-40 = 23. 이 두 식을 하나의 뺄셈식으로 만들어 보시오> 문제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 문제는 분명 연립방정식의 형태입니다.

이런 문제를 풀 때 등호에 대한 개념이 없으면 접근하기 쉽지 않습니다.


등호는 좌변과 우변이 같음을 알려주는 기호입니다.

등호를 중심으로 좌변과 우변이 같다는 것을 항상 강조해 주십시오.

저는 등호의 개념을 강조하기 위해 “엉덩이나 궁둥이나 같지?”

혹은 “아빠가 양복을 입고 있는 경우나 작업복을 입고 있는 경우나 다 같은 아빠지?” 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처음에 식을 쓸 때 2+3=5처럼 쓰지만 마시고

5=2+3 이라고 쓰거나 양팔 저울 위에 좌변과 우변을 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래 그림처럼 말입니다. 

오늘 세 가지의 개념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지난 칼럼의 내용까지 더한다면 덧셈과 뺄셈에서 중요한 개념은 초등학교 수준에서는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아이들과 부모님의 몫입니다.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안승철 사진_60.jpg
안승철
약력소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 생리학 박사
現)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주요저서
기초부터 탄탄하게, 처음듣는 의대강의 (2018)
우리 아이 수학박사 프로젝트(2013)
내 인생의 실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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