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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영
[독서교육 컨설팅] 그림책으로 키우는 읽기 능력
2019.05.10
조회수 : 4096

 

 

독서의 본디 목적은 평생 읽기의 즐거움을 갖는 것입니다. 또한 독서가 주는 중대한 효과는 재미 말고도 다양하고 풍부한 배경지식의 획득이지요. 따라서 학령기 아이들에게 독서는 효율적인 학습 도구가 됩니다. 책을 좋아하여 즐겨 읽는 아이들은 지식 습득이 한결 수월하겠지만 책을 읽지 않거나, 독서 편식이 심한 아이는 지식을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럴 때 그림책을 활용하면 지식을 이해하는 폭이 한층 넓어집니다.

 

 

 

 

 

읽기 능력의 기반은 이미지 이해

 

유아기에 가장 일찍 발달하는 뇌 기능 중 하나는 시각 기능입니다. 아무리 완벽한 뇌라도 36개월까지 시각 자극을 받지 못하면 그 아이는 영원히 앞을 보지 못하고, 13세까지 아무 말도 듣지 못하면 언어 자체를 아예 배우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36개월 이후부터는 시각과 청각 기능이 융합되어 본격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됩니다. 


돌도 되지 않은 아이들이 사람을 구별할 수 있고, 두 살 아이들이 사물을 구분하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직접 보거나 자주 보면 구별이 가능해집니다. 그러면 서너살 아이가 공룡 이름을 줄줄 외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모든 것을 직접 보기는 쉽지 않을뿐더러 공룡을 직접 보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란 말처럼 보는 것이 중요하지만, 모든 것을 듣거나 직접 경험해 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그림책을 보면서 이미지와 명칭을 연결하여 공룡을 척척 구분해 내고, 바퀴만 보고도 자동차 이름을 알아낼 수 있게 됩니다. 좋아하는 대상은 보고 또 보게 되므로 더 잘 알게 되지요. 이미지를 충분히 확보해 놓은 대상은 아이의 두뇌 속에 지식으로 남게 되고, 나아가 다른 영역과 연결시킬 수 있는 거대한 스키마로 자리 잡게 됩니다. 

 

세상에 널려 있는 지식과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 몸의 감각 기관인데, 그 가운데서도 뇌에 들어오는 정보의 90%가 시각으로 받아들이는 정보입니다. 시각은 대상의 지식이나 명칭을 알지 못한 상태라도 대상 그 자체를 직접 보게 합니다. 글자를 읽지 못하더라도 그림이나 사진을 통해 대상을 보는 것은 아주 짧은 시간만으로도 가능한 일이지요. 또한 언어에 비해 시각 정보의 기억력은 2배 이상이며, 언어와 시각이 조합될 때는 언어에 비해 5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지식의 기초인 이미지를 확보하는 데 가장 효율적이며 경제적인 방법은 시각 자료가 풍부한 그림책을 보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시각 정보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태어났다는 의미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 불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디지털 기기를 통해 접하는 시각 정보는 넘쳐납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아이들은 디지털 기기의 화면 속 현상에만 반응할 뿐 현실에는 무감각해지는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미 웬만한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더 이상 팝콘 브레인을 만들지 않기 위해 스마트 기기보다는 그림책의 사진과 지도, 도표, 그래프와 같은 시각 정보로 지식 획득을 도와야 합니다. 

 


고학년에게 그림책 활용 가치 높아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교과목에 사회와 과학이 추가되면서 개인별 배경지식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이 시기는 이미 ‘다수의 책싫어와 소수의 책벌레’로 나뉘게 된 때이므로 책을 꾸준히 읽어 왔던 아이들은 책 읽기의 흥미 및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는 반면, 읽지 않는 아이들은 늘어난 학습량과 넓어진 친구 관계로 인해 독서에서 점점 멀어집니다. 


이전에 비해 더 많은 학습 시간을 요구하는 사교육의 증가는 물론, 다양한 친구들과의 관계가 시작될 때이기에 사회 활동의 범주가 넓어져서 아주 바빠지지요. 따라서 이미 독서 편식이 심한 경우나 책을 읽지 않았던 아이들의 경우 사회와 과학 영역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경우 관련된 그림책을 보면서 대상이나 사물에 대한 기본 지식의 이해를 도와야 합니다. 시각 이미지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이기 때문에 그림책의 시각 정보는 대부분 별도의 설명 없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글만으로 이해가 안 되거나 교과서만으로 내용이 어렵다면 관련 그림책을 펼쳐 함께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되지요. 

 

 

 

 

예를 들어, 우리가 생활에 쓰는 에너지원이 무엇이며, 각각 어떤 원리에 의해 만들어지는지를 모르는 아이가 에너지를 절약해야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사회 영역의 주제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에너지 절약에 관한 캠페인이 많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을 당연하게 여겨 에너지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있지요. 그러나 이것은 교과서에 나온 말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칠 것입니다. 이처럼 과학적 지식이 부족한 아이는 에너지원과 관련한 그림책과,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발전소가 잘 표현된 시각 자료를 통해 해당 지식을 쉽게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어렵게 느껴지는 청정에너지와 핵에너지의 원리도 그림책을 보여주면 훨씬 이해가 쉽지요.


한편 우리나라 지도를 펼쳐 지방의 위치나 특산물, 지역 간의 거리들을 종종 보았던 아이들은 바다와 접한 곳, 수도와 멀리 떨어져 있는 곳들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질 것입니다. 또 바다나 산에 인접한 지역의 기후를 배울 때에는 위치에 따른 기온의 변화를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강릉이 어디에 있는지, 울산이 서울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아이는 사회 수업에서 지리나 기후를 공부할 때 이해하는 시간이 당연히 오래 걸리겠죠. 머릿속에 이미지가 부족한 아이들은 수업을 듣더라도 얼마 가지 않아 잊어버리게 될 단편적인 지식들로만 가득 찰 뿐입니다.

 

 

 


저학년 때부터 지식 그림책으로 다양하고 풍부한 이미지를 확보해 둔다면 이를 학습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 그래서 고학년이지만 사회나 과학 등 지식과 관련한 내용을 어려워한다면, 지금부터라도 그림책을 펼쳐 시각 자료를 충분히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미지는 지식을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텍스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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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영
약력소개
가톨릭대학교 독서학과 석사
청어람독서코칭센터 운영
국내 최초 '읽기능력 진단검사' 개발
FIE 중재자

EBS 부모60분 출연
조영구 신재은의 육아매거진 출연
주요저서
<초등 적기글쓰기>(2016)
<초등 적기 독서>(2013)
<사회 교과서가 쉬워지는 사회책 도서관>(2012)
<과학교과서가 쉬워지는 과학책 도서관>(2011)
<생각을 키우는 독서논술 1~6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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