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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수포자 방지법] 수학 100점이 가져다주는 함정
2021.07.21
조회수 : 2405

 

 

자녀가 수학 시험에서 100점을 받았다고 하면 기분이 어떠십니까? 

 

부모로서 당연히 기분 좋은 일일 것입니다. 그것만 보고 무조건 잘하고 있구나, 안심하면 안 됩니다. 통지표에 온갖 긍정적인 말만 써 있다고 해서 그것이 학습성취도와 연결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수학 공부의 첫걸음이자 수포자 방지법의 첫 단추가 현재 아이의 학습 자신감과 실력의 진단입니다.
 
“초등학교 통지표 때문에 제대로 뒤통수 맞았어요.”

 

얼마 전, 6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아이의 부모님이 토로하신 말씀입니다. 

 

 

초등학생 때 늘 좋은 말 위주의 통지표를 받아오던 아이라서 당연히 공부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중학교에 올라가서 시험을 쳐보니 성적이 중위권밖에 되지 않아 당황스러웠다는 뜻이었습니다. 원인은 바로 통지표에 대한 오해입니다.

 

과거에는 전교생이 같은 날 동시에 시험을 치르고, 명확한 등수로 평가받는 방식이 당연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초등학교에서는 ‘시험’이란 개념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과도한 학업 경쟁을 막기 위해 시험 대신 ‘과정을 중시하는 수행 평가’를 강조하고 있지요. 

 

과정중심평가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중시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시험 성적뿐만 아니라 학습 태도, 학습 동기를 포함한 전 영역을 종합해 평가합니다.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는 어떤 모습이었는데, 이번 학년 학습 과정을 거치며 어느 정도의 성취를 달성했고, 어느 부분이 아직 미흡한지 등 아이의 발달 과정을 가감 없이 알려주기 위함이지요.

 

그러나 우리 정서상 부모에게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기가 쉽지 않고, 과정중심평가 특성상 지필 평가 점수가 살짝 부족하더라도 수행평가나 수업 태도 등 다른 영역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 긍정적인 통지표가 작성됩니다. 이런 상황을 모르는 부모님들은 온통 좋은 말만 적혀 있는 통지표를 보고 아이가 잘하고 있겠거니 생각하십니다. 

 

결국 요즘 아이들이 학교에서 받아오는 100점의 의미는 과거의 100점과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그래서 최근 들어서는 12년 입시 마라톤 중 부모가 가장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는 시기를 초등 6년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수학은 과목 특성상 ‘단원 평가’라는 이름으로 아직까지 지필 평가를 치릅니다. 여기서 부모님이 반드시 아셔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학교 시험 100점의 의미와 문제집 100점, 학원 시험 100점의 의미가 서로 다르다는 점입니다.

 

 

학교 시험 100점의 의미 
먼저 학교에서 풀어야 하는 단원 평가는 담임의 재량으로 만들어집니다. 교사의 재량권이 커져서 교과서의 내용도 재구성해 가르칠 수 있습니다. 즉 교과서의 모든 내용을 가르치지 않고, 교사 개개인의 전문성에 맞춰 중요 내용을 선별해 가르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평가에는 해당 교사의 특성이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학교 시험 100점은 아이의 수업 태도가 굉장히 좋다는 의미입니다. 선생님이 전달하는 핵심을 잘 파악한 겁니다. 만일 문제집도 잘 풀고 학원 시험에서 늘 높은 점수를 받아오는 아이가 유독 학교 시험에서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아온다면, 아이의 학교 수업 태도를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문제집 100점의 의미
문제집은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익히는 자학자습(自學自習)용입니다. 문제집에 정리된 핵심 내용에 입각한 문제만 출제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 탓에 문제집을 잘 푸는 아이들 중에는 개념 숙지가 잘 된 아이들도 있지만, 문제 유형이 암기가 되어 문제를 잘 푸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응용문제를 제시하면 해결을 못하지요. 따라서 아이가 특정 문제집의 유형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다양한 문제집, 난이도를 조절한 문제집을 접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원 시험 100점의 의미 
학원에서 늘 100점을 받아오는 아이들의 모습도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모든 학원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업적인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보니 수학의 원리를 심도 있게 가르치기보다는 문제를 잘 풀 수 있는 요령 위주로 가르치는 학원들이 많습니다. 부모에게 빠르게 성과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겠지요. 또 학원에서는 핵심 요약 정리를 반복해줍니다. 몇 차례에 걸쳐서 그것을 확인하는 문제도 많이 풀게 하지요. 그러다 보면 아이들은 문제 푸는 데 익숙해지고 능숙해집니다. 여기에 학원의 교재가 시판 문제집이다 보니, 위에서 말한 문제집의 한계까지 더해집니다. 그러니 학원에서 늘 100점을 받아오는 아이라면, 같은 학원만 고집하지 말고 아이가 도전적인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학원을 바꾸거나 아이에게 다양한 문제를 풀게 해 부모가 직접 아이의 실력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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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약력소개
- 초등교사
- 전국수학교사모임 초등국 국장
- 초등수학교육 역량 강화 연수 담당 교사
주요저서
<초3 수학의 힘>
<옷과 음식에도 단위의 비밀이 있다고?>
<진짜 공신들만 아는 초등 연산법 문제서>
<수학일기 쓰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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