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하면 곧바로 계산이 떠오를 만큼 계산과 수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계산과 비슷하게 많이 쓰는 말이 연산입니다. 계산은 일상생활 속의 용어이고 연산은 좀 더 수학적인 용어일 뿐 둘 다 ‘어떤 식이 나타낸 것을 일정한 규칙에 따라 셈하는 것’을 뜻합니다. 
 
연산이 초등수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참으로 크죠. 수학의 5개 영역(수와 연산, 도형, 측정, 규칙성, 자료와 가능성) 중에서 수와 연산 영역이 차지하는 파이가 50% 정도입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 미치는 영향력까지 생각하면 초등수학에서 연산의 비중은 70%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연산을 잘해야 초등수학을 잘할 수 있습니다.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 중에서 연산을 못하는 아이는 본 적이 없습니다. 연산은 수학을 잘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까지는 아니더라도 필요조건은 됩니다. 
 

실제로 수학경시대회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아이들 대부분 연산 실력이 다른 아이들보다 월등한 것을 보면 연산 실력과 수학 실력은 정비례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직접 조사한 바에 따르면 수학경시대회에서 우수상 이상을 수상한 학생 중 80% 이상이 평균 빠르기를 웃도는 연산 속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렇듯 연산은 수학 실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부터 연산이 좀 천대를 받고 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연산은 주산 열풍이 일 만큼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교육과정이 개편되면서 단순 연산보다 창의적 문제 해결력에 집중하는 경향이 생기고, 연산은 찬밥 신세가 되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부모님들 사이에서도 연산 훈련을 구시대적 학습법 정도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는 미처 멀리까지 내다보지 못한 생각입니다. 연산을 잘하면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상승하고, 문제풀이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서 수학 시험시간을 여유 있게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수학 문제를 틀리는 가장 큰 원인이 사소한 연산 실수입니다. 문제가 어려워 못 풀든, 사소한 연산 실수를 해서 틀리든 틀렸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습니다. 따라서 연산은 초등학교 때 꽉 잡아 놓아야 학년이 올라가서 후회하지 않습니다. 연산을 훈련시킬 때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키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첫째, 연산 훈련은 하루 10분을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부모님들은 짧은 시간에 연산 실력을 키울 욕심으로 많은 양을 한꺼번에 시킵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절대 오랜 기간 학습하지 못합니다. 연산 훈련은 마치 운동과도 같습니다. 건강한 몸을 위해서는 운동을 조금씩 꾸준히 해야 하는 것처럼, 연산 훈련도 매일 욕심내지 않고 조금씩, 꾸준히 실천해야 합니다. 그렇게 6개월 정도만 지나면 뚜렷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아이가 연산 개념을 충분히 이해한 후에 연산 훈련을 시켜야 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곱하기와 나누기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면서 기계적으로 연산을 합니다.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이런 현상을 경계해야 합니다. 반드시 개념 이해를 우선으로 하고 숙달 훈련을 진행해야 합니다.

 

셋째, 부모님의 관심이 성패를 좌우합니다.

 

 

연산 훈련에 실패하는 대부분의 원인은 아이가 아닌 부모에게 있습니다. 부모님이 옆에서 꾸준히 지켜보면서 기록을 재주고 격려해 주셔야 효과가 있습니다. 상당수의 부모님들은 며칠 동안 하시다가 이내 귀찮아서 포기합니다. 하루에 5-10분 정도의 관심도 쏟지 않으면서 자녀를 수학 우등생으로 만들려는 욕심은 버려야 합니다. 
 

연산 훈련은 비싼 학원이나 과외보다 비용은 훨씬 적게 들어가면서 효과는 확실한 학습입니다. 연구에 의하면 수학 공부를 시작하기 전 5분 내지 10분 정도 연산 훈련을 하면 집중력과 문제 해결력이 향상한다고 합니다. 연산 훈련을 수학 공부의 준비 운동이라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전에 매일 조금씩 하는 습관을 들이면, 수학 우등생에 한 발짝 가까워지는 긍정적인 결과를 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