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문해력, 문해력

 

지난 3년 동안 초등을 비롯한 전국의 학부모, 학생, 교사들이 가장 많이 들어본 키워드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문해력 열풍이 온 대한민국을 강타했습니다. ‘문해력이 중요하다’는 사실과 ‘요즘 학생들의 문해력이 낮다’는 사실은 충분히 알게 되었지만 그러는 사이 학부모의 불안은 점점 높아졌습니다. ‘우리 아이의 낮은 문해력, 어쩌면 좋을까’에 관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초등에서의 문해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독서와 글쓰기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고, 읽게 하고, 글을 써보라고 설득하지만 만만치 않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지켜보는 게 훨씬 더 재미있고, 스마트폰 게임을 할 때 가장 신나는 요즘 아이들에게 읽기와 쓰기는 그저 어려운 공부로 느껴질 수밖에 없지요. 또, 독서는 열심히 하지만 아직 글쓰기의 경험이 적어 질색하는 아이들도 많은데요, 그렇기 때문에 글쓰기가 어떻게 아이 인생의 멋진 무기가 되어 주는지 관해 충분히 이해하는 상태에서 지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에게 허겁지겁 글쓰기를 강요하기 전에 ‘글’이라고 하는 것의 특성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아이에게 글이라는 건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존재인데요, 읽고 쓰는 경험이 반복되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생각하는 근육’이 단단해지게 돼요. 당연한 결과겠지만 이 근육은 자연스레 공부 머리와 연결되고요. 읽고 쓰는 훈련을 통해 길러진 근육은 웬만해서는 쉽게 약해지거나 끊어지지 않아요. 이 근육은 수업 중에 같은 내용을 들어도 더 빠르고 쉽게 이해하고 기억하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공부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 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거죠. 

 

우리의 초등 아이들이 교실에 앉아 매일 하는 배우는 일, 즉 학습의 핵심은 생각하는 힘이에요. 친구들과 교실에 나란히 앉아 매일 같은 수업을 듣지만 학습이 얼마나 일어났는지를 평가해보면 결과는 제각각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예습과 복습을 얼마나 했는지, 수업 시간의 집중력이 얼마나 높은 편인지, 그 과목의 공부 지능을 타고났는지보다 중요한 건, 생각하는 힘의 차이입니다. 수업을 들으며 그 내용을 이해하고 암기하고 확장하는 힘은 생각하는 능력에 의해 결정되는 거예요. 배운 내용을 어른이 하나씩 일일이 정리해주고, 확인해주고, 보충해주지 않아도 수업 중에 어느 정도의 깊이로 생각하며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입니다. 같은 수업을 듣고 다른 결과를 보이는 친구들의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 힘을 기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글쓰기이고요. 

 

한참 성장 중인 우리의 초등 아이들은 다양하고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 가능성, 꿈, 창의성, 상상력, 게으름, 자신감, 열심, 의욕, 열정, 핑계, 욕심, 포기까지 우리 각자가 가진 것들은 다양하고 저마다 개성이 넘칠 거예요. 그런데 아쉽게도 이들 중 상당수는 어른이 되면 없어지거나 희미해지거나 꺾여 버려요. 어른들을 보세요. 다들 비슷비슷해 보이지 않나요? 그래서 우리가 가진 것 중 좋은 것, 멋진 것을 쏙쏙 골라 무럭무럭 키워갈 기회가 필요해요. 

 

 

 

그렇다면 정답은 글쓰기입니다. 

 

글을 잘 쓰는 것만으로 우리의 인생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는 없지만 글 잘 쓰는 사람이 공부, 성적, 관계, 소통, 능력, 업무, 결정 등 학창 시절과 인생 전체의 요소들에서 탁월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초등에서의 글쓰기는 생각하는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고요, 중, 고등에서는 평가 점수를 보장해주고요, 대학에서의 학점과 취업, 이후의 승진, 자격증, 면접, 창업 준비의 든든한 무기가 될 거예요. 

 

또 대학 이후의 성인의 삶에서도 직장, 가정, 학업 등 제대로 잘해보고 싶은 목표가 생기는 순간마다 어릴 때부터 길러 온 ‘생각하는 힘’을 이용한 글쓰기의 위력이 발휘됩니다. 우리가 나중에 간절히 꿈꾸던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 잡아가면서는 ‘글 잘 쓰는 과학자’, ‘글 잘 쓰는 수의사’, ‘글 잘 쓰는 디자이너’, ‘글 잘 쓰는 파일럿’이 되어 주변의 존경과 관심을 받게 될 거예요. 감히 장담합니다. 이제 매일 쓰는 선생님과 함께 글을 잘 쓰고 자주 쓸 방법을 함께 고민해볼 이유, 충분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