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ㆍ중ㆍ고교생 2만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정직지수와 윤리의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10억 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다”는 질문에 초등학생 16%, 중학생 33%, 고등학생 4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충격적인 결과였는데요. 이것은 경제적 측면만을 강조하는 사회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사회적 풍조는 아이들의 직업관에까지 영향을 미쳐서 본인의 특기나 적성보다는 돈 잘 버는 직업이면 무조건 좋다는 생각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에게 직업에 대한 올바른 생각을 갖게 해 줄 수 있을까요?
직업관에 대한 생각의 차이에 따라 부모로서의 판단과 반응이 달라질 수 있겠는데요. 다음의 두 가지 경우를 살펴봅시다.
◈ 일반적 반응 :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이 있지만 내 아이는 안전한 직업을 선택해야 해. 요즘 미래에 떠오르는 직업이니 뭐니, 유망 직종이니 뭐니 말이 많은데 그런 거 바라보다가 나중에 상황이 달라지면 누가 책임질 거야. 사람들이 안전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다 있는 법이야.”
◈ 모범적 반응 : “어떤 직업을 왜 선택할지는 아이에게 맡기는 것이 좋아. 자기 가치에 맞춰 직업을 선택하면 그만큼 열심히 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그 분야에서 성공할 수밖에 없게 되는 거야. 부모 생각에 ‘좋은 직업’은 사회나 부모 가치일 뿐이고 결코 아이가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냐.”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에게 자신의 가치를 반영한 직업을 선택하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냅니다. 그것이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 가치를 실행하는 사람은 부모가 아닌, 아이이기 때문에 그런 방법은 좋지 않습니다. 물론, 그 가치가 아이의 생각과 일치하는 경우엔 상황이 달라지겠지요.
아이가 생각하고 있는 가치가 있다면 그것을 무시하지 말고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다만, 아이의 가치관과 현실 사이에서의 실현 가능성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사실 정도를 지적해줄 필요는 있겠습니다.
아이의 직업관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어떤 점을 생각해야 할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요즘 우리 사회에서 '돈 잘 버는 직업'을 선호하는 이유가 뭘까요?
우리 사회가 경제적으로 양극화되면서 불안감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안정된 소득이 보장되는 직업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 사회적 여건 때문에 공무원과 교직처럼 안정적인 직업, 나아가 고소득이 보장되는 의사, 변호사 등의 전문직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거꾸로 생각해 시대적 상황이 변화한다면 아이들의 직업관 역시 그에 따라 어느 정도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둘째, 부모님의 직업관은 어떠한가요?
아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부모입니다. 직업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업의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부모 밑에서 성장하는 아이는 대부분 직업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따라서 자녀의 직업관을 길러주려면 부모 자신의 직업관이 어떠한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녀에게 부모의 말과 행동은 항상 모범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직업은 단지 생계 유지를 위해서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대부분이 일을 한 대가를 받아 삶을 영위하는 데 사용하게 되겠지만, 직업은 사회 생활이나 봉사의 수단이 되기도 하고 더 나아가 자아실현을 위한 일이 되기도 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경제적 상황이 불안하다는 이유로 자녀에게 생계유지의 수단으로써의 직업만을 선택하라고 조언해주고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직업과 관련해 다양한 가치관이 있고, 현재 알고 있는 직업보다 훨씬 더 많은 직업의 종류가 있다는 것을 자녀가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첫째, 직업의 목적과 의미 파악하기
사람들에게 직업을 가지는 이유를 물어보면 표면적인 답은 제각각이더라도 대략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텐데요.
1) 생계 유지를 위해서
2) 자아 실현을 위해서
3)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의 이유가 그것입니다.
그래도 아이와 함께 직업의 목적, 직업을 가지는 이유나 의미 등에 대해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왜 직업을 갖고, 오늘날 직업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알아가다 보면 직업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품게 될 수 있습니다.
주의할 것은 특정한 직장, 직종과 직업은 개념이 다르므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교직을 예로 들면, 교사라는 직업의 목적과 의미를 파악해야지 ‘특정 학교의 교사’나 ‘교육계’의 목적과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초점을 벗어나게 됩니다.
★ 자녀지도 TIP ★
1. 사람들이 직업을 가지는 이유(목적과 의미)에 대해 같이 알아볼 것을 제안합니다.
2. 시간을 정해 서로 알아본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중복되는 것은 하나로 정리합니다.
3. 정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중요한 순서대로 우선순위를 의논해서 정해봅니다.
그리고 앞으로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때 정해 놓은 우선순위를 최대한 참고하도록 합니다.
(우선순위는 바뀔 수 있기 때문에 1년 단위로 다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부모의 직업관 정립하기
부모의 양육 태도가 자녀의 가치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직업에 대한 가치관인 직업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녀는 대부분 부모가 직업에 대해 어떤 생각과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를 반영해 자신의 직업관으로 삼게 됩니다.
즉, 평소 부모가 직업에 대해 말하는 것을 모델로 삼아 직업을 평가하는 척도로 삼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부모가 먼저 직업(현재 자신의 직업뿐 아니라 직업 일반)을 대하는 가치관을 정리해두어야 자녀에게 바람직한 직업관을 심어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자녀지도 TIP ★
1. 부모인 내가 직업을 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이 무엇인지를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 봅니다.
(이상적인 내용을 정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2. 나열된 요소들을 대상으로 가치를 매겨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직업의 사전적 정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해서 종사하는 일)를 구성하는
생계유지’, ‘적성’, ‘능력’, ‘일정한 기간 종사’라는 핵심 요소를 참고합니다.
3. 우선순위를 바탕으로 자신의 직업 가치관을 한 문장, 또는 한 단락으로 정리해봅니다.
셋째, 위인전이나 전기물 통해 다양한 직업 가치 파악하기
직업의 가치를 느끼기 위해서는 그 직업이 구체적으로 하는 일들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진로 적성 관련 사이트에는 직업이 하는 일들을 적어놓은 것들이 많으므로 그것을 참고하게 하면 됩니다.
나아가 각종 위인전이나 전기물에서 해당 인물이 어떤 직업을 갖고 있었는지에 관심을 갖고 주의해서 살펴보게 하면 그 직업의 가치를 보다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미 역사적으로 사라졌거나 예전의 의미를 상실한 직업은 살펴볼 필요가 없습니다.
★ 자녀지도 TIP ★
1. 지금까지 읽은 위인전이나 전기물 중에서 감동받았던 인물이 누구였는지를 물어봅니다.
2. 아이가 답변한 인물이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를 물어봅니다. 잘 대답하지 못하면 같이 찾아보도록 합니다.
(여러 개의 직업을 가졌을 경우에는 그 인물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직업을 살펴봅니다.)
3. 해당 인물이 그 직업을 통해 한 행적을 떠올리거나 살펴본 후 해당 인물에게 그 직업이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같은 직업을 가졌던 다른 사람과 비교·대조해 보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앞으로 관심 가는 인물의 위인전과 전기물을 읽을 때는 그 인물의 직업을 주의해서 살펴볼 것을 당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