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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일
[수포자 방지 프로젝트] ‘왜?’ 라는 질문이 있는 수학
2018.01.15
조회수 : 5011
우리아이에게 딱 맞는 수학 로드맵 설계를 위한 최수일 멘토의 특급 처방전

1편.'왜?' 라는 질문이 있는 수학

초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초등 수학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에 대한 설문 조사를 한 논문을 읽은 적이 있다. 논문 속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부분 1위는 초등 4학년의 혼합 계산이었고, 2위는 5~6학년의 분수의 사칙 계산이었다.

분수의 사칙 계산은 필자의 예상과 다르지 않았으나 자연수의 혼합계산은 의외였다. 이 논문을 읽을 당시에는 그 원인을 뭐라 분석했는지 내 관심사가 아니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며칠 전 나는 한 초등학교의 학부모 교육에 초대를 받아 강연을 하던 중 이러한 추측을 내놓을 수 있었다.

“혼합계산이 어려운 것은 분수보다 복잡해서가 아니라

계산 순서를 정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갑자기 든 생각이 아니다. 지난 여름, 미국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교포 선생님과의 대화 도중에 이와 비슷한 말을 들은 후부터 시작된 고민의 답이다.
그 선생님은 미국 아이들이 수학에서, 특히 연산 부분을 빨리 풀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 학생들 특성 상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공부하지 않는다’라 말했다.
즉, 연산의 원리와 개념을 이해하는 선에서 학습이 이루어질 뿐 우리나라 같이 빠른 속도로 풀 수 있는 공식을 익히지 않는다고 한다. 다시 말해 우리 선에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공식을 억지로 외워서 답을 내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왜 학생들은 혼합 계산을 가장 어려워했을까?
혼합 계산의 순서, 즉 괄호를 먼저 계산하고 그 다음 곱셈과 나눗셈 그리고 마지막에 덧셈과 뺄셈을 계산하는 순서는 자연스럽지 않은데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이해시키기보다 잔소리 말고 따라하라는 식의 무조건적인 수용을 요구하는 데서 아이들은 상처를 입고 있었다는 것이다.
연산에서 자연스러운 것은 앞에서부터 차례로 계산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한 자연스러움이 아닌 수학자들 마음대로 정해 놓은 순서를 따르도록 강요하는 것에서 아이들은 거부감을 보인 것이다. 그것이 학습에 대한 거부로 이어져 수학을 싫어하는 데까지 이르게 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분수의 사칙계산이 어려웠던 이유는?
아이들이 분수의 사칙계산을 싫어하는 이유는 공식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즉, 분수의 사칙계산은 덧셈과 뺄셈을 할 때 분모를 똑같이 만든 다음 분자끼리만 계산하고 분모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공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분수의 곱셈에서는 분자끼리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분모끼리도 계산을 한다. 어디 그뿐인가? 분수의 나눗셈에서는 나누는 수의 분자와 분모를 바꾸어 곱한다. 공식이 너무 많다는 불만이 나올 만하다.

최수일 멘토가 제안하는 특급 처방!

01혼합계산, 어떻게 이해시켜줘야 할까?
왜 곱셈이 덧셈보다 먼저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교육과정이나 교과서에서 명백하게 이유를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기호가 생긴 과정을 생각하게 하면 나름의 이유를 가르칠 수 있다. 이것은 곱셈의 개념을 통해서 추측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2+3×4에서 본래 3×4는 3+3+3+3을 간단히 한 것이므로 2+3×4=2+3+3+3+3=14가 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덧셈을 먼저 하면 2+3×4=5×4=20으로 정답인 14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곱셈을 먼저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이해와 설득을 한다면 아이들은 곱셈을 먼저 계산해야 하는 나름의 타당한 이유를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02분수의 사칙 계산, 무엇이 문제였을까?
공식을 많이 암기하도록 강요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 분수의 개념, 즉 똑같이 쪼개는 단위 분수의 개념을 가지고 모든 사칙계산을 일관된 방법으로 학습하도록 하지 않으면 많은 아이들은 분수의 사칙계산에 발목이 잡혀 스스로 수학을 힘들어하게 될 것이다.
03최수일 멘토가 당부하는 한 마디!
수학은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학문임이 분명하지만 우리 수학 교육의 설득력 부족과 이해를 중시하지 않은 현상으로 일반 사람들은 수학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을 길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초등 수학교육이 이렇게 왜라고 말할 수 없는 인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낸다면 그것은 수학을 싫어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수학의 장점을 외면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문제를 많이 풀게 하면서 정답만을 요구하는 부모 앞에 왜라는 질문을 사라질 것이다. 답을 맞추는 수학보다 왜라고 설명할 수 있는 수학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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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일
약력소개
- 수학교육연구소 소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

- 전) 수학교육과정 개정 및 교과서 개발 참여
- 전) 교육부 학부모 수학교실 운영 사업단장
- 전) 홍익대, 인하대 수학교육과 겸임교수
- 전) 전국수학교사모임 회장
주요저서
<착한 수학>
<수학이 살아 있다>
<하루 30분 수학>
<개념연결 초등수학사전>
<중학수학사전>
<지금 가르치는 게 수학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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