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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주
[부모 언어습관 백서] 엄마의 지나가는 말 한 마디가 아이의 미래를 만든다
2018.12.31
조회수 : 1364

 

 


“애가 뭘 물어보면 대답을 안 해요. 정말 답답할 정도예요.”
7살 남자아이 우현 엄마의 고민이다. 남자 아이치고도 말이 없는 편이라고 엄마는 걱정한다.

어느 날 아침 등원시간, 유치원 버스를 놓치고 엄마가 등원을 해 주는 날이었다.

현관에서 아이 신발을 벗겨주던 엄마가 말했다.

 

“네가 벗어야지. 다른 애들은 자기가 혼자 하잖아. 다음엔 혼자 할 수 있겠어요?” 
“..... ”
“또 대답 안 한다.”
“이 신발 싫어. 지퍼 안 된다고. 이 신발 싫다고.”
“조용히 해.”

 

 

지푸라기가 낙타 등을 부러뜨린다

 

 


우현 엄마의 고민은 아이가 말을 잘 안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피소드를 들여다 본 엄마들은 “엄마가 저러면 애가 엄마하고 말하고 싶지 않겠네.”라는 결론이 금방 나온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우현 엄마를 만난다. 대답하라고 해서 대답했더니 ‘조용히 해’라고 아이 말을 막고, 입을 닫게 하는 엄마.


엄마에게도 이유는 있다. 엄마가 아이에게 듣고 싶은 말이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아이에게 듣고 싶은 말은 “네, 엄마. 다음엔 신발 스스로 벗을게요.”라는 말이다. 이 정도로 완벽하게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엄마 말에 아이가 “네”하는 대답을 듣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아이가 엉뚱한 말을 하고 있다. 가뜩이나 등원차를 놓쳐서 빨리 교실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인데 말이다.


상황이 급하고 마음이 불편할 땐 대화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엄마는 지금 아이와 ‘신발 스스로 신고 벗기’에 대한 대화를 할 때가 아니다. 물론 엄마는 상황을 기회로 삼아 신발 신고 벗기는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칠 수도 있다. 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아이의 대답을 존중해야 한다. 엄마의 생각과 다른 대답을 했다고 조용히 하라는 것은 입을 닫으라는 말이다. 아이 입을 닫은 것 뿐 아니라 아이 마음을 닫은 것이다.
마음이 닫히면 마음이 다친다.

 

공교롭게 ‘닫히다’와 ‘다치다’는 발음도 같다. 마음이 닫히면 말하기도 싫다. 엄마는 다음에 또 말할 것이다. “애가 말을 잘 안 해요.”


우리는 아이의 입을 열게 하는 엄마일까? 입도 맘도 닫게 하는 엄마일까? 지푸라기가 낙타 등을 부러뜨린단다. 아이의 자존감을 올리고 내리기도 한다, 엄마의 지나는 말은 아이의 미래를 만든다. 

 

 

‘답정너 엄마’가 보이는 무시와 명령

 

 


엄마가 조용히 하라고 한 건 아이가 말하는 것이 싫어서가 아니다. 엄마가 원한 답이 아니기 때문이다. 엄마의 마음 속엔 정해진 답이 있다.

그러니 아이는 그 정해진 답대로 대답만 하면 된다. 
소위 답정너다. 그러느니 엄마는 아이에게 답을 알려주는 게 낫다. “네”라고 대답해 라고. 그러면 최소 세 가지 실수는 피한다.

 

첫 번째, “왜 물어봤지?”라고 아이를 의아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두 번째, 아이를 민망하게 만들지 않는다.
세 번째, “엄마 싫어! 미워” 하는 마음을 들게 하지 않는다. 


물어봤으면 대답을 기다려주고, 대답했으면 존중하자. 그럴 상황이 아니라면 질문보다 요청이 낫다. 엄마 말은 사소한 말이 아니다.

지푸라기 같이 가벼운 말도 아이에게는 천금 같은 말이다. 오죽하면 부모 말이 ‘말씀’일까?

아이 대답이 맘에 안 들어도 무안 주지 말자.
앞의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

 


“네가 벗어야지. 다른 애들은 자기가 혼자 하잖아. 다음엔 혼자 할 수 있겠어요?”
“..... ”
“또 대답 안 한다.”
“이 신발 싫어. 지퍼 안 된다고. 이 신발 싫다고.”

 

 

그럼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무안 주지 않으면서 대화할 수 있을까? 아이가 만약 현관에서 신발을 제대로 못 벗는다면 재촉보다는 도와주는 게 좋다. 아니면 기다려주는 거다. 아이가 투정부리며 “이 신발 싫다”고 한다면 아이 말을 그대로 피드백해 준다. 이 때 불친절한 피드백은 금물. 아이의 싫은 마음을 헤아려주어야 한다. 피드백의 말을 연습해보자.


“이 신발 싫어?”
“응”


“그렇구나. 이 신발 싫구나.”
“응”

 

메아리 화법을 시도해보자

 


바로 메아리 화법(에코익)이 필요한 때다.

이런 대화 방법은 엄마 가 생각했던 대답과 배치되거나 예상 밖의 대답을 하는 아이와 나누기 좋은 방법이다. 


현관에서 신발 벗으며 나누는 대화이기 때문에 시간이 여유 있지 않다. 열린 질문을 할 상황도 아니다.

등원 차를 놓친 상황에 엄마 맘도 편치 않다. 엄마가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 경우에는 시간에도 쫓기니 마음도 부대낀다. 자칫 날카로울 수 있는 상황에선 아이 눈을 바라보며 주거니 받거니 자존감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얼른 신발 벗는 것을 도와주고 ‘안녕’ 인사한 후 가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말을 걸었으니 책임을 져보자. 엉뚱한 대답에 초점을 두고 아이 민망하게 만들면 아이도 즐겁게 단체 생활 못하고 그렇게 하고 돌아선 엄마 또한 편치 않다는 것을 아이 키우는 엄마라면 다 안다. 그럴 때 아이 말을 그대로 따라해 주는 대화가 유용하다는 것이다.

 


에코익 화법의 몇 가지 장점이 있다. 먼저 아이 말을 따라해 보면 놀랍게도 아이 마음(말)이 엄마 마음으로 들어온다.

아이 마음을 알게 되니 엄마 마음이 진정된다. 이렇게 긍정적 상황이 만들어진 것에 엄마는 보람을 느끼게 된다.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좋다.

정말 그럴까? 한 번 해 보자. 

 

최악의 시나리오도 한번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이 : 엄마는 듣지도 않을 말 왜 묻지? 
엄마 : 아이 대답이 맘에 안 들어!
엄마 : 화난다. 신발 혼자 신으라니까 신발 싫다는 엉뚱한 대답이나 해? 말 시킨 내가 정말...
아이 : 엄마가 싫다. 이 신발 싫은데 내 맘은 몰라주고.. 다음에 말 안 할 거야. 맨날 혼내기만 하고.

 

정리해보자. 대화는 잘하면 ‘대할수록 화기애애해지고’ 그렇잖으면 ‘대놓고 화내는’시간이 될 수 있다. 일방적으로 아이가 당하는 대화는 이제 그만. 당하는 아이의 자존감은 커지기는커녕 있던 자존감도 사라진다.


지푸라기(말 한 마디)가 낙타 등을 부러뜨리기도 하고,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단다. 내 아이에게 매 순간 천 냥이라는 자존감 종자돈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부모다. 부모의 말습관은 아이에게 천금만금 같다.

임영주 박사 사진_60.jpg
임영주
약력소개
임영주 부모교육연구소 대표
EBS 자문위원
가천대학교 문학박사
중앙대학교 교육학석사
주요저서
<이쁘게 말하는 당신이 좋다>(2018)
<하루 5분, 엄마의 말습관>(2018)
<우리 아이를 위한 자존감 수업>(2017)
<책 읽어주기의 기적>(2017)
<엄마라서 행복해, 내 아이라서 고마워>(2014)
<나는 왜 아이와 말할 때 화가 날까>(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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