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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영
[독서교육 컨설팅] 위인전 읽기의 적기
2019.06.07
조회수 : 4003

 

 

 

인물 이야기에서 멘토를 만나다

 

우리나라 학부모가 자녀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이라면 위인전을 꼽습니다. 위인전은 존경할 만한 가치를 지닌 인물을 통해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는 교훈적인 책입니다. 인물의 삶에서 꿈을 향한 열정과 의지를 배우기 바라는 마음에 위인전은 부모들에게 아주 인기가 높지요. 이렇게 인물의 삶을 조명한 책은 몇 살쯤 읽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또 위인전이라고 하여 모두 좋은 것인지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존경의 대상보다는 멘토 역할


인물 이야기는 읽는 독자로 하여금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으로 후손들에게 존경받을 만한 가치를 지닌 사람의 이야기지요. 그리하여 위인전, 혹은 전기문이라는 용어로도 쓰입니다.


그런데 초등학생들은 책을 읽으면서 위대한 인물의 삶을 상상해 보고 자신의 삶과 견주어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열 살 미만의 아이들은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거나,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람들을 둘러싼 상황 외에는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인지할 능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물 이야기라 할지라도 연령에 따라 구분하여 읽히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과학자의 이야기를 읽고 감명 받았다고 하여 과학자를 꿈꾸지는 않습니다. 호기심의 충족과 과학 관련 지식의 축적, 주변에 친분 있는 과학자와의 만남을 통해 오랜 시간에 걸쳐 꿈이 구체화되는 것이지요. 

 

위인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전형적인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위인들은 태생부터 남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어릴적부터 뛰어난 두뇌 덕분에 유아기에 이미 소학이나 천자문을 줄줄 외운 인물이거나, 골목대장으로 용맹함을 가진 인물이 대부분이지요. 태생부터 특출난 위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오히려 열등감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등학생들의 위인전 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반면 외국의 위인들은 문제아로 취급받아 학교에서 쫓겨나거나, 스스로 학습을 포기한 인물들이 많습니다. 기상천외한 말썽을 일으켜 주위를 놀라게 하거나 심지어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가망이 없다는 말까지 듣곤 합니다. 아인슈타인이나 에디슨의 경우가 그렇지요. 이러한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아이들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에 인물 이야기 읽기 자체에 흥미를 잃게 됩니다. 즉 위인이 될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져 있어서 자신들의 삶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여겨질 뿐입니다.  

 

 

 


일대기식 서술 방식으로 쓰인 책이라면, 더욱 읽기 흥미를 떨어뜨립니다. 인물이 태어난 시대의 역사, 인물의 업적과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시간 순서대로 서술한 책들은 인물의 전 생애를 들여다 봐야 하는 구조로 지루함마저 들게 합니다. 


인물 이야기는 인물의 삶을 자신의 삶 안에 투영시켜, '그와 같은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었을까? 그 사람의 열정과 의지가 나에게 성장의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을 예측하며 읽을 수 있어야 의미 있는 독서가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고가 가능한 고학년부터 읽기를 추천합니다. 고학년이 되어야 인생의 목표를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게 되며,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떠한 일들을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가 생깁니다. 또한 학교에서도 5학년이 되어야 교과서를 통해 다양한 인물들을 본격적으로 다루게 됩니다. 따라서 인물 이야기의 읽기 적기는 고학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물 이야기, 즐거운 독서여야

 


자녀에게 인물 이야기를 읽힐 때는 아이의 읽기 수준이나 흥미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어떤 인물을 먼저 읽힐 것인지 나름 순서를 정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고인이 된 계급 사회의 인물보다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의 이야기부터 읽게 하면 책으로 인물을 만나는 일이 좀 더 친근해질 것입니다. 왕이나 장군, 수백 편의 책을 쓰고 이론을 발견해 낸 위대한 학자보다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만날 수 있는 인물의 이야기를 읽는 것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책을 읽고 나면 인물의 살았던 시대나 업적 등을 정리하기보다는, 인물을 가치관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방법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이미지로 기억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우리 자녀들이 위인의 삶의 따라 그들처럼 살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인물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삶의 방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인물 이야기 역시 즐거운 읽기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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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영
약력소개
가톨릭대학교 독서학과 석사
청어람독서코칭센터 운영
국내 최초 '읽기능력 진단검사' 개발
FIE 중재자

EBS 부모60분 출연
조영구 신재은의 육아매거진 출연
주요저서
<초등 적기글쓰기>(2016)
<초등 적기 독서>(2013)
<사회 교과서가 쉬워지는 사회책 도서관>(2012)
<과학교과서가 쉬워지는 과학책 도서관>(2011)
<생각을 키우는 독서논술 1~6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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