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매우 특별한 부모였다. 그는 아직 10살도 되지 않은 일곱 아이와 함께 수많은 대화를 나누며 생물을 연구했고, 함께 나눈 대화를 모아 책으로 냈다. 책을 내기 위해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니다. 아이에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시켰고, 아이들과 함께 수많은 생명과 대화를 나눴고, 벌레와 자연을 사랑한 시간을 글로 쓴 것이다. 실제로 그는 아이들에게 엄청난 생물을 보여준 적이 없다. 대화하고 그것을 쓰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는 공부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 것이다.
요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매체는 ‘유튜브’다. 거의 모든 정보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얻고 배운다.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사람들도 유튜브에서 인기가 많은 사람들이 다수일 정도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너도 유튜브를 시작해 보면 어때?”라고 물으며 바로 손사래를 치며 “제가 그런 걸 어떻게 해요?”라고 말한다. “꿈이 뭐냐?”라고 물으면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 되고 싶어요.”라고 답하며 한숨을 내쉰다.
아이들의 모습과 말이 누구와 닮았다고 생각하는가?
바로 그들의 부모와 꼭 닮았다. “그냥 하루하루 사는 거지 뭐, 인생 뭐 있나?”, “에이, 내가 그런 걸 어떻게 할 수 있어, 그건 특별한 사람들이나 하는 거지.” 표현만 조금 다르지, 부모와 아이들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셈이다.
누가 먼저 바뀌어야 할까?
아이들은 누구를 보며 지금의 태도를 만든걸까?
부모는 답을 알고 있다. 나는 아이를 사랑하는 모든 부모가, 마치 다윈이 그랬던 것처럼 아이와 함께 뭔가 근사한 프로젝트를 하면 좋겠다. 이를테면 함께 유튜브를 시작하거나 책을 쓰는 것이다. 무엇이든 시작하면 서로 대화를 하게 되고, 그것을 글로 쓰면서 공부의 가치를 아는 아이로 키울 수 있다. 시작이 곧 가능성이다.
아이의 공부 욕심을 자극하는 부모의 말
일상으로 들어가보자. 부모가 아이에게 책의 어떤 내용을 보여주며 “이거 신기하지?”라는 마음을 전하면 간혹 아이는 이렇게 말한다.
“이거 나도 아는 거야.”
“이거 나도 예전에 생각했던 거야.”
그때 부모는 이렇게 말하면 좋다.
“그래? 대단한데, 너도 알고 있었구나. 너도 알고 있고 이 책을 쓴 사람도 알고 있네. 너와 이 사람이 다른 것이 뭘까?”
그럼 아이는 약간 기가 죽은 표정으로 “이 사람은 그걸 책으로 썼으니까.”라는 답을 할 것이다. 그럴 때 이런 식의 표현으로 아이를 자극해보자.
“맞아, 이 사람은 아는 것을 글로 썼지,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어. 작가는 이렇게 자기가 아는 사실을 쓰는 거야. 배우고 그걸 쓰면 바로 작가가 되는 거지.”
왜 말과 글이 중요한 걸까? 말과 글을 동시에 단련해야 지성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은 나오는 즉시 사라진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사람의 마음에는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고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글을 써야 한다. 말은 고칠 수 없지만 글은 얼마든지 고칠 수 있다. 우리는 글을 쓰며 우리의 말을 정확하게 다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렇게 말과 글을 조금씩 일치하게 만들며, 말과 글이 다르지 않은 아이로 살게 한다면, 그는 공부의 가치를 아는 지성인으로 자랄 수 있다.

- 약력소개
- 인문교육 전문가
책과 강연, 방송과 학교 등을 통해 인문학을 대중화시키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콘텐츠 디렉터
- 주요저서
- 『아이의 공부 태도가 바뀌는 하루 한 줄 인문학』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부모 인문학 수업』
『말의 서랍』
『생각 공부의 힘』
『사색이 자본이다』
『가장 낮은 데서 피는 꽃』
『서른 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