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집중력이 약하다고 걱정하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방 분위기도 바꿔주고,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도 시키면서 부모로서 나름의 신경을 쓰고 있는데, 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요. 변화하지 않는 아이를 보며 잔소리가 늘어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아이는 아이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스트레스를 받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가정이 많습니다. 우리 아이의 집중력, 어떻게 해야 키울 수 있을까요?
아이의 집중 시간에 대한 이해 정도에 따라 부모로서의 판단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는데요. 다음 두 가지 경우를 읽고 생각해 봅시다.
◈ 일반적 반응 : “쟤가 왜 저렇게 산만할까. 잠시도 가만히 앉아있지를 못하네. 학교 수업시간 때도 내내 저러는 거 아냐. 남들처럼 좀 지긋이 앉아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 모범적 반응 : “아직 성장하고 있는 중이니 집중력이 어른 같을 수는 없겠지. 집중력도 타고 나기만 하는 게 아니라 훈련을 통해서도 좋아질 수 있다고 하니 아이가 집중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어.”
아이들의 집중력 유지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초등학생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중학생들 역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특히, 남자 아이들은 더 심하고요.
그런 상황에서 아이가 어른들처럼 한자리에 앉아 집중하기를 바란다면 아이와 부모 모두가 스트레스만 받을 뿐입니다.
아이의 집중력을 키워주기 위해 다음을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첫째, 아이가 한 번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한창 성장 중인 초등학생의 집중력은 매우 약합니다. 보통 초등 저학년의 경우는 한 번에 10~15분가량 집중할 수 있고 고학년이라고 해야 25~30분 정도 집중할 수 있을 뿐입니다. 중학생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중학생이 초등학생보다 긴 시간 자리에 앉아있는 것은 오후 늦게까지 계속되는 수업과 각종 시험 등을 통한 훈련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둘째,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일이 있나요?
어떤 일이든 관심이 생기면 집중할 수 있습니다. 집중력이 부족해 보이는 아이라 하더라도 흥미가 있는 일이라면 오랜 시간 몰두합니다. 아이가 공부에 집중하지 못해서 안타까우시겠지만, 아직은 아이가 공부에서 관심이 생길만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우선은 아이가 관심을 가지는 일에 주목해서 아이가 왜 그 일에 집중하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그것과 연관된다고 생각되는 교과 관련 책이나 교구 등을 적극적으로 권해주면 자연스럽게 공부 자체에도 관심이 옮겨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거꾸로 공부보다 관심을 더 가질 수 있는 것들이 공부하는 주변에 있다면 그것들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게 공부 환경을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겠습니다.
셋째, 부모가 먼저 어떤 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나요?
자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단연 부모입니다. 부모는 자라는 자녀의 역할 모델입니다. 자녀는 부모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모방하면서 성장합니다. 따라서 자녀가 공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기를 원한다면 부모가 먼저 자녀 앞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마땅히 공부할 것이 없다면 신문이나 잡지를 조용히 읽거나 어떤 일(취미)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반면에 자녀에게 공부나 숙제를 하라고 해놓고 부모가 TV를 본다거나 웃고 떠들거나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여주면 자녀는 집중하지 못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정상적인 아이라면 집중력이 없는 아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대부분 관심이 없거나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집중하지 못할 뿐입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느 정도는 훈련이 되지만, 배우는 내용이 어려워서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집중력이 약하다고 아이 탓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첫째, 아이가 좋아하는 일이나 과목에 주목하기
잘 살펴보면 아이가 좋아하는 일이나 과목이 있게 마련입니다. 정확하게 모르겠으면 직접 아이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어른과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시간을 의식하지 못한 채 깊이 몰두합니다.
따라서 공부에 대한 집중력을 길러주고자 한다면 우선 지금 아이가 좋아하는 일이나 과목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에서부터 재미와 즐거움, 성취감을 느끼다 보면 집중하는 힘이 강해져 다른 일이나 공부를 할 때도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 자녀지도 TIP ★
1. 아이에게 지금 배우고 있는 과목 중에서 관심이 가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봅니다.
2. 아이가 과목을 말하면 그 중에서 특히 어떤 부분(단원)이 제일 관심이 많이 가는지를 다시 물어봅니다.
3. 왜 관심이 가는지 이유를 아이가 말해주면, 그것을 그대로 받아 적습니다. 3개 이상이라면 순위를 정해봅니다.
4. 아이가 말한 내용을 현재 아이가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과목이나 부분(단원)에 적용해 보게 합니다.
동시에 그것에 흥미를 갖기 위해 해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도 함께 찾아봅니다.
둘째, 공부 난이도와 시간을 아이가 결정하기
공부 집중력이 강해지려면 공부에 대한 결정권을 아이가 가져야 합니다. 단, 공부를 할지 말지에 대한 결정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공부 방식이나 공부 과목 등을 결정하게 해 주라는 의미입니다. 부모 눈에는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아이의 결정이 탐탁지 않을 수 있겠지만, 결정해야 할 일의 의미와 중요성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 후 결정을 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일단 아이가 선택을 했다면 아이의 생각이나 의사를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결정해야 할 사항 중에서 집중력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공부 난이도와 시간입니다. 교재가 지나치게 어렵거나 쉬우면, 또 공부시간이 지나치게 짧거나 길면 집중하기 힘듭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최소한 70~80% 정도 이해하거나 풀 수 있는 교재와 가장 효율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시간대가 아니라 한 번 집중하는 시간과 하루 공부량)을 고르게 합니다.
★ 자녀지도 TIP ★
1. 아이가 지금 보고 있는 교재와 문제집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봅니다.
2. 교재의 경우 일정 분량을 학습하게 한 후 질문을 통해 이해한 정도를 확인합니다.
문제집의 경우는 일정 수의 문제(5~10문제)를 풀게 한 후 채점합니다.
3. 질문에 대한 답변의 정확성과 정답률을 살펴서 70% 이하라고 평가되면 교재와 문제집이 어렵지는 않는지 물어봅니다.
어렵다고 생각되면 보다 난이도가 낮은, 즉 쉬운 교재나 문제집을 보는 것은 어떤지 물어봅니다.
(70% 이상이더라도 혹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문제는 없는지 물어본 다음에 그 부분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를 얘기해 봅니다.)
4. 다른 교재 중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없는지 차례로 점검해서 교체 여부를 판단합니다.
셋째, 모범을 통해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하기
아이의 집중력을 기르려면 가정이 먼저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여야 합니다. 이 말은 단순히 아이의 공부방을 공부에 집중하기 쉽게 바꿔주라는 의미가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부모가 먼저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이가 공부할 때 공부에 방해가 되는 행동 (TV를 본다거나 시끄러운 소음을 발생시키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고, 부모가 먼저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아이가 어릴 경우 이런 방식으로 시작해야 집중하는 것에 대한 좋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집안 정리정돈 상태와 조명, 소음은 집중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꼼꼼히 점검해 봐야 합니다.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의 경우 자아의식이 강한 사춘기이기 때문에 반드시 자녀의 허락을 구한 다음에 자녀의 공부방을 정리 정돈하는 것이 좋습니다.
★ 자녀지도 TIP ★
1. 아이의 공부시간에 맞춰 좋아하는 책이나 읽을거리를 가지고 거실로 가세요.
2. 자녀가 공부하는 동안 거실 소파에서 조용히 책을 읽거나 읽을거리를 읽습니다.
(가계부를 정리하거나 식단을 짜는 등 집중할 수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지 가능하므로 편한 대로 선택합니다.)
3. 아이의 공부시간에 맞춰 독서합니다. 공부가 끝날 즈음에 자연스럽게 독서 행위(하던 일)를 정리합니다.
★ TIP!!! 집중하기 좋은 공부방 만들기 ★
벽지의 색깔
▶감정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정서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주는 파스텔 색조가 바람직합니다. 벽지무늬나 그림이 너무 튀면 산만할 수 있으므로 피합니다. 주황색은 기쁨과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초록색은 안정과 만족감을 주며 파란색은 차분한 인상을 줍니다.
조명
▶ 조명이 너무 밝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너무 어두워도 피로감이 느껴집니다. 직접 조명보다는 간접 조명이 좋고, 방 전체는 조금 어둡게 하고 책상 위는 스탠드로 밝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300~500룩스(Lux) 정도의 밝기가 알맞습니다. 자연광에 가까운 백열등이 눈의 피로를 더 줄여줍니다.
책상과 의자
▶ 책상은 아이의 신체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출입구와 대각선으로 등진 위치에 책상을 둡니다. 의자는 적당히 딱딱한 것을 사용하되 쿠션이 어느 정도 있는 것이 좋습니다. 앉을 때에는 엉덩이를 의자에 깊숙이 넣고 허리를 반듯하게 펴는 자세를 취하도록 지도합니다.
온도
▶: 평소 20도 내외를 유지하며, 여름철에는 24~26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환기를 자주해 신선한 공기가 드나들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