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사춘기가 왔음을 알아챌 수 있는 단서 중에 하나는 바로 외모에 대한 관심입니다. 여학생의 경우에는 다이어트를 시도하기도 하고, 남학생의 경우에는 얼굴에 난 여드름을 보며 괜한 짜증을 내거나 유행하는 옷을 사달라고 조르기도 하지요.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그런 아이가 조금 걱정스러우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춘기에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관점을 달리하여 아이의 성장에 긍정적인 지표로 생각해 볼 필요도 있겠습니다.
아이의 성장 단계별 특성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계신지에 따라 부모로서의 판단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는데요, 다음의 두 가지 경우를 살펴봅시다.
◈ 일반적 반응 : “아무리 내 딸이지만 요즘 좀 별스럽네. 이제 공부에 집중해야 할 땐데 갑자기 외모를 꾸미는데 열을 내니 거꾸로 가는 거야 뭐야. 아이돌이니 뭐니 나이 어린 가수들이 넘쳐나더니 드디어 얘까지 물들어가는구나. TV나 인터넷에서 더는 그런 연예인들 영상을 못보게 해야지.”
◈ 모범적 반응 : “자기 외모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자아에 대한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야. 아이가 정상적으로 성장해주니 기뻐. 들어줄 수 있는 만큼 아이 기분을 최대한 맞춰줘야지. 하지만 외모뿐 아니라 내면의 외모도 잘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줘야겠어.”
사춘기에는 외모에 관심을 갖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자신에 대한 인식이 커져 남들이 보는 자기 이미지에 대한 관심이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도를 넘지 않는다면 모범적인 반응과 같이 아이의 기분과 행동에 호의를 가지고 반응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있다면 자신감 또한 크게 상승할 것이고, 그것이 공부를 비롯한 모든 생활에서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 분명합니다.
아이가 외모에 대해 관심을 가질 때, 어떤 점을 생각해야 할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자녀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표시가 아닐까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서서히 자라기 시작한 자아 관념은 사춘기에 이르러 큰 폭으로 성장합니다. 특히 여자 아이들의 경우 또래의 남자 아이보다 인지적 능력이 2년 정도 앞서기 때문에 더욱더 사춘기를 빨리, 그리고 격렬하게 겪을 수도 있습니다. 외모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요. 자칫 공부를 등한시하고, 외모 가꾸기로 많은 에너지를 ‘낭비’ 할까 봐 걱정하시는 심정은 백 번 이해가 되지만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표시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둘째, 자녀의 기분을 맞춰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아이들은 사춘기 때만 되어도 마치 자신이 어른이 된 듯한 기분을 맛보게 됩니다. 그래서 어른들의 생활방식을 따라하고 싶은 강한 욕구가 생깁니다. 그 때 아이의 기분을 최대한 맞춰주어야 아이의 자신감이 살아납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백화점에서 옷 구경을 가고 싶은 욕구라면 무조건 막지 말고 구경하도록 허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단, 횟수나 시간을 제한해 욕구를 조절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는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외모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습니다. ‘얼짱’이니 ‘몸짱’이니 하는 신조어가 생겨나고 어른들도 우스개 소리로 외모도 실력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외모를 중요시합니다.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아이돌도 노래와 춤 실력만큼이나 외모가 출중할수록 인기를 더 얻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이런 ‘외모 지상 주의적 환경’에 노출돼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아이들의 외모에 대한 관심은 그보다 더 폭이 넓습니다.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의 하나로 수용해줌으로써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청소년기 아이의 마음 헤아리기
사춘기 때는 남녀의 차이가 더욱 두드러지게 됩니다. 일종의 성적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되는데요, 따라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가는 아이를 보다 긍정적으로 대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아이 자신도 급격하게 변해가는 자신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마음이 무엇인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아이를 다그치거나 나무라기보다는 그 시기를 먼저 겪어본 ‘인생 선배’의 입장에서 포용해주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자녀의 정상적인 성장을 축하해주기
아이의 몸과 마음이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다는 점은 부모 입장에서 큰 축복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부모님들은 이런 사실을 평소에 잘 의식하지 못하고, 도리어 정상적인 성장과정에서 나오는 욕구들을 대하고는 혼란스러워 하십니다. 자녀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말이죠.
외모에 대한 관심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될 정도로 자아가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아이의 성장을 즐거운 마음으로 축하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 자녀지도 TIP ★
1. 아이의 생일이나 특별한 기념일을 이용해 자녀에게 성장을 축하한다는 메시지와 선물을 전달합니다.
(스마트폰의 카드 기능을 활용해도 좋습니다.)
2. 다른 가족 구성원이나 친척들에게도 부탁해서 유사한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주도록 요청합니다.
(아이가 자신의 성장에 자신감을 갖게 하는 내용이면 그 어떤 것이든 무방합니다.)
셋째, 재능과 내면의 아름다움에도 눈뜨기
앞서 말했지만 요즘은 ‘외모 지상주의’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외모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 영향을 받아 아이가 단순히 몸을 치장하는 것에만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외모는 뛰어난 재능과 내면의 아름다움과도 긴밀히 연관돼 있음을 알려줘야 합니다. 다시 말해 재능과 내면이 뒷받침되어야 외모도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단, 외모에 반대하면서 재능과 내면만을 강조하면 거부감을 가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 자녀지도 TIP ★
1. 외모가 뛰어난 유명인의 재능과 봉사활동에 대한 기사들을 모아봅니다.
단, 인물을 선정할 때는 연예인을 포함하되, 아이도 인정할 만한 외모의 소유자를 선택하도록 합니다.
2. 아이에게 모은 기사 자료를 전달해줍니다. 아이가 읽을 수 있도록 책상 위나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둬서 아이가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3. 아이가 기사 자료에 대해 궁금해하면 왜 그런 기사들을 모아 전해주었는지를 답해주는 것이 좋은데요.
대화를 할 때 외모만큼이나 재능과 내면(마음)을 가꾸는 일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외모는 자아 인식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외모를 깎아 내리는 식의 말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